모형을 왜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Why do we make models?편을 통해 잘 알아보았으니,이제 본격적으로 모형 만드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모형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화방이다. 모형 만들기의 첫 단계로 모형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하는데, 재료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기보단 ‘어떻게 내 모형에 딱 알맞은 재료를 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소소한 팁들을 알려주려고 한다. 재료를 직접 고민해 선택하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설계를 더욱 이해하고 구체화시키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전략이다.

모형을 재료 사용 유형에 따라 나누자면 크게 두 가지가 있을 듯하다.

첫째, 동일한 한 가지 재료를 사용한 모형.

둘째, 두가지 이상의 재료들을 섞어 사용한 모형.

재료 선택 유형도 이렇게 나눠볼 수 있겠다.

첫째, 실제 설계에 사용하는 재료와 유사한 재료를 선택하기.

둘째, 전체적인 톤앤매너, 무드와 어울리는 재료를 선택하기.

셋째,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을 컨셉츄얼하게 잘 보여주는 재료를 선택하기.




1-1. 동일한 한 가지 재료를 사용한 모형

먼저 동일한 한가지 재료를 사용한 모형이다. 이 경우에는 유리와 같은 투명한 부분만 아크릴을 사용하고, 나머지 솔리드한 부분들은 전부 우드락, 폼보드, 배스우드와 같은 재료로 통일한다. 이러한 모형들은 깔끔하고 통일된 느낌을 주어 시선이 분산되지 않아 모형을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고르게 보여준다. 또한 한 가지 재료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모형 제작을 위해 선택한 재료’라는 메시지가 내포되어 실제 재료의 색감 및 질감과 유사할 것이라고 오해하여 받아들이는 왜곡 또한 방지할 수 있다.

실제 교수님들 중에서도 유독 폼보드나, 배스우드만을 사용하길 권장하는 경우들이 있을 정도로 가장 기본적인 재료 구성 방식이다. 하지만 그만큼 작은 실수도 옥의 티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정교하게 신경써야한다.

이번 특집을 위해 H 에디터가 직접 연락해 짧은 인터뷰와 함께 받아낸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학생들의 작품들을 예시로 한번 살펴보자.

배스 합판만을 사용해 제작한 모형 / 이기범
3D 프린팅을 한 뒤 락카로 칠하고, 콘타에도 동일하게 락카를 사용하여 통일감을 주어 제작한 모형 / 박지수, 이현진





1-2. 두가지 이상의 재료들을 섞어 사용한 모형

두 가지 이상의 재료들을 혼합하여 활용한 경우, 조금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적절하지 않은 재료들을 섞어 적절하지 않은 곳에 사용할 경우, 의도와는 전혀 다른 메세지가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H의 과거 교수님과의 대화를 잠시 회상해본다. 당시 폼보드로 모델을 제작한 뒤 뭔가 심심했던 H는 괜히 지붕에 배스우드로 띠 마감을 한다. 뭔가 있어보이는걸? 그런 그녀에게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두 가지 재료들을 섞어 사용할 때는 마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재료를 선택하기 위한 근거는 무엇일까? 이는 아래 ‘재료 선택 유형’으로 넘어가 함께 이야기해보자.





2-1. 실제 설계에 사용하는 재료와 유사한 재료를 선택하기

먼저 설계를 하며 실제로 선택한 재료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재료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목재 마감재가 들어가는 곳에 배스우드를 사용하고, 폴리카보네이트가 들어가는 곳에 실제 택배 박스에 사용되는 폴리카본이나 반투명 아크릴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3D 이미지 없이도 직관적으로 재료의 물성을 전달함으로써 설계안이 만드는 무드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사례를 통해 확인해보자.

목재로 마감되는 데크 부분에만 배스우드를 활용하여 제작한 모형 / 이현아
폴리카보네이트 지붕을 표현하고자 아크릴에 바니쉬 스프레이를 뿌려 제작하고, 실제 조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제작한 모형 / 박성우





2-2. 전체적인 톤앤매너, 무드와 어울리는 재료를 선택하기

다음은 전체적인 톤앤매너, 다시 말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무드’와 어울리는 표현의 수단으로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재료의 재질, 색감은 모형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백색 아크릴 / 폼보드 / 백색 라이싱지 등은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만들고 미색 라이싱지 / 배스우드 등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뿐만 아니라 검정색이나 빨간색 같은 포인트 색들은 컨셉에 어울리는 독특한 무드를 보여주기도 한다. 사례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큰 흐름’이라는 컨셉의 무드를 강렬하게 보여주기 위해 빨간색 포맥스를 선택해 제작한 모형 / 김동준
위-아래, 왼쪽-오른쪽 순서로 각각 배스우드, 백색 머메이드지, 미색 라이싱지를 사용하여 제작한 모형. 거칠면서도 따뜻한 배스우드, 얇고 부드러우면서 깨끗한 백색 머메이드지, 광택을 내며 두께감을 주는 미색 라이싱지는 전혀 다른 무드를 만들어낸다. / 이하정, 이종택, 최민정





2-3.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을 컨셉츄얼하게 잘 보여주는 재료를 선택하기.

마지막은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료를 선택하는 경우이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관입된 매스가 있다든가, 독특한 구조체를 보여주고 싶다든가, 내부 동선 계획을 함께 보여주고 싶은 경우에 활용하는 재료 활용법이다. 이는 가장 효과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컨셉츄얼한 모형을 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설계를 할 때에 ‘포인트’로 선정한 부분들을 강조하고자 배스우드로 변주를 주어 제작한 모형 / 전지원
철골 구조가 보이는 디자인 의도를 강조하고자 diy보드에 빨간색 스프레이를 뿌려 제작한 모형 / 임수빈
동선이 드러나도록 투명 아크릴로 매스를 표현한 모형 / 이진유, 안수현




이렇게 재료는 모형 제작의 가장 기본이자, 나의 설계를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 ‘나의 설계를 스스로 얼마나 이해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앞으로 모형 제작에 있어 재료 선정과 재료 쇼핑이 가장 설레고, 재미있는 단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How do we make models? part 2. 에서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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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skkusoa ‘S‘tudy
이하정 Lee Ha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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